[더오래]스타트업 임직원에 주인의식 심어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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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22. 오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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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105)
“그럴 거면 사장 당신 혼자 다 하지 그래?” 사사건건 간섭하고 통제하려드는 상사에게 염증을 느낀 나머지 창업에 나선 월급쟁이가 많다. 그러나 통제는 불가능해지고 오히려 극도로 혐오하던 상사의 모습을 닮아가더니 결국 번아웃에 빠지게 된다. 최선의 통제는 리더가 누구보다 제일 잘 해낼 것이라는 아집을 버리고 적합한 회사 구성원에게 업무를 위임하는 것이다. 업무 위임을 잘 하는 리더가 그렇지 않은 리더보다 매출이 33% 더 크다는 갤럽의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업무 위임을 아예 하지 않으려 하거나, 이미 업무를 위임했음에도 수시로 참견하듯 끼어들거나, 위임 대상 선정이 잘못되었음을 뒤늦게 인지해 취소하는 바람에 구성원의 신뢰와 사기를 망가뜨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리더 혼자 모든 것을 다 해야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다른 사람이 나를 돕도록 신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바로 업무의 위임이다. 업무 위임은 대표의 사소한 일을 덜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구성원 각자에게 가장 적합하고 경쟁력 있는 업무를 분배하고 일련의 수행 과정에 대한 권한을 전적으로 부여하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함을 의미한다. 여기서 리더로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책임뿐 아니라 권한도 함께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명확하고 투명하며 상세한 의사 소통을 해야 한다. 사장의 특별한 지시 없이도 알아서 잘 돌아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면 올바른 업무 위임 없이 불가능하다. [사진 pxhere]

업무를 성공적으로 위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나만이 과제를 수행하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모든 것은 위임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내가 수행하고 있거나, 수행해야 하는 업무를 나열해 자신의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는 업무와 타인에게 위임해야 하는 업무를 구분한다. 이렇게 구분된 업무를 가장 적합한 구성원에게 할당하고, 설정한 목표에 맞게 업무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중간 점검을 한다. 구성원이 위임 받은 업무와 관련된 여러 정보와 방향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훗날 수많은 오해와 비효율을 방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업무의 위임을 통해 회사는 업무 효율을 극대화할 뿐 아니라, 리더가 중장기적 안목으로 기업의 성장 전략을 세우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업무 위임을 부여 받은 임직원은 통상적으로 리더보다 현장 이슈를 더 가까이에서 수시로 체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현실성 있는 의사결정을 내리고,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을 도출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사의 구성원이 권한과 책임을 모두 갖게 됨으로써 주인의식이 생긴다는 점이다. 주인은 스스로 권한과 책임을 소유하는 사람인데, 임직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기를 원한다면 업무 위임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사람의 결과물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결과물과 큰 차이가 남을 안다면 이는 참으로 고무적이다.

회사 구성원 중 업무를 위임하기에 적합한 인재를 찾아야 한다. 신규로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구성원 중에서 가장 적합한 인재를 선택하는 것이 먼저다. 업무 위임을 위해 선정된 인재와 함께 리더와 담당자가 충분히 공감하며 결정한 업무 권한·업무 참여·협력 부서 범위, 담당자의 주도 하에 설정한 업무 사전 진행 및 사후 점검 계획, 업무 결과에 따른 책임 범위 등을 분명하게 공유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한 부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스타트업 대표 중 업무 위임을 한다고 하면서 위임에 따른 권한과 책임에 대해 “모두 알아서 해라. 그런 것까지 내가 일일이 말해야 하나”라며 불평하는 사람이 있다. 이러면 결과가 실망스러울 뿐 아니라 혼란과 자괴감이 회사 내에 만연할 것이다. 따라서 업무 위임의 권한과 책임 범위에 대해 대표가 명확하게 규정하고 설명해줘야 한다. 조그마한 스타트업에서 이게 뭐 그리 중요하냐고 물을 수도 있겠으나, 작고 여린 만큼 불필요한 실수에 의해 큰 상처가 생길 수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 더욱 명확하고 투명하며 상세한 의사 소통을 해야 한다. 사장의 특별한 지시 없이도 알아서 잘 돌아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면 올바른 업무 위임 없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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