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가 시장규모 2배…대체육 스타트업에 뭉칫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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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9.02. 오전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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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컴퍼니 기업가치 380억…국내 시장 200억 추산
MZ세대·환경 중시 소비자 지지…ESG 경영도 한몫
개발 더딘 배양육도 속도 얻어…VC 투자 본격화 전망
지구인컴퍼니의 대체육 '언리미트'로 만든 햄버거. [사진제공 = 지구인컴퍼니]


대체육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자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십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스타트업은 물론 수백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은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성장 궤도에 들어선 대체육 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VC) 등의 투자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대체육 스타트업이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에 등극한 사례도 등장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체육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는 올 2월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약 38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업계가 추산하는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가 약 2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시장 규모 2배에 이르는 셈이다. 누적투자액은 140억원으로 국내 대체육 스타트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MZ ‘가치소비’에 부합…2025년 소비량 2400만t


이 같은 기업가치의 배경은 대체육 시장의 성장성에 있다. 대체육은 가축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과 함께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도축 과정에서 불거지는 동물권 이슈에서도 자유롭다.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물론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MZ세대 등의 수요에 힘입어 글로벌 대체육 소비량은 지난해 1300만t에서 2025년 2400만t, 2030년 6500만t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대체육이 2040년 글로벌 육류 시장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며 국내 기업의 대체육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구인컴퍼니는 국내 대체육 시장의 선두주자다. 회사는 2019년 국내 최초로 식물성 대체육 ‘언리미트’를 개발해 주목 받기 시작했다. 현재 언리미트는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 CU, 도미노피자 등에 공급되고 있다. 회사는 충북 제천에 8910㎡(약 2695평) 규모의 식물성 고기 전용 생산시설도 짓고 있다. 지구인컴퍼니 관계자는 "수요와 고객사가 모두 늘고 있어 실적도 꾸준한 상승세"라며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실험실 고기’ 배양육도 부상…"VC에 매력적 아이템"


식물성 대체육에 이어 배양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배양육은 동물의 배아줄기세포를 배양액에서 인공적으로 키우는 대체육이다. 식물성 대체육과 달리 ‘고기 맛’을 거의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술 장벽과 생산 단가가 높아 국내에서는 개발 속도가 더뎠다. 하지만 대체육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기 시작하자 배양육 스타트업들도 속속 연구개발(R&D)을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 스페이스에프는 지난달 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배양육 생산에 필요한 특허와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등 기술적 우위를 갖춘 덕분이다. 회사는 올 3월 국내 최초로 돼지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식품 중견기업 대상은 배양육을 신사업으로 키우고자 스페이스에프를 파트너로 낙점하고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스페이스에프 관계자는 "상용화까지 필요한 기술 개발은 절반 이상 진행됐다"면서 "대상과는 투자에 앞서 배양액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VC 업계 관계자는 "2년 전쯤부터 국내 대체육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검토가 이뤄졌던 것 같다"면서 "신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VC 심사역들에게 말 그대로 ‘미래 먹거리’를 제시한 대체육은 매력적인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큰 손’들은 일찌감치 대체육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대체육 벤처 임파서블푸드는 미국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홍콩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등이 투자한 회사로 유명세를 탔다.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이 회사에 3000억원을 추가 투자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또 다른 대체육 벤처 비욘드미트는 2019년 나스닥에 상장한 후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이르기도 했다. 내년 상장을 앞둔 임파서블푸드도 약 1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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