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표 7인 "난 이래서 실패했었다"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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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6.21. 오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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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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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긱스가 7인에 묻다 ①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 속 이들 스타트업 대표 7인은 모두 창업에 실패해본 경험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혁신적인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사업 타이밍이 좋지 않아 실패하기도 하고,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지 못해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법률이나 규제 문제에 부닥쳐 좌절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실패'는 성공을 위한 밑바탕이 됐습니다. 스타트업 정신은 실패해도 또다시 도전하고, 도전하는 것입니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들 7인의 '창업 실패담'을 한경 긱스(Geeks)가 인터뷰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거대한 경쟁 상대가 등장했다"
△'8전9기'로 결국 성공 사업 아이템 찾아
△실패 이유 ①예상 못한 대형 경쟁자의 출현 ② 공급자 관점의 제품 출시...시장이 없었다

한국 금융 서비스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이승건 대표도 창업 후 바로 성공하지 않았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 이 대표만큼 실패를 거듭한 창업자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그는 여덟 번의 실패를 거쳐 아홉 번째에 금융 서비스 토스를 내놨다.

이 대표는 2011년 초음파기술을 활용해 친구들과 만남을 기록하는 SNS ‘울라블라’를 내놨다. 그는 당시 페이스북 이용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오프라인 지인 간 관계를 온라인에서 인증할 수 있는 서비스도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새로운 기술이었던 ‘태깅(tagging)’을 도입한 서비스로 출시 당시 업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SNS 시장을 장악한 페이스북이 비슷한 기능이 내놓으면서 관련 사업을 접어야 했다.

이 대표는 다른 아이템을 찾았다. 2013년 투표 기반 SNS 다보트를 출시했다. 다보트는 누구나 다양한 질문을 올릴 수 있고, 이에 대해 사용자들이 투표하는 서비스였다. 카카오톡과 연동해 사용자를 확보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다보트는 시장성이 없었다. 카카오가 비슷한 기능을 카카오톡에 추가하면서 이 대표는 또다시 사업을 접었다. 2억원의 빚도 생겼다.

이 대표는 전략을 바꿨다. 그는 “실패를 분석하면서 더 이상 우리 팀이 원하는 아이템이 아닌 세상이 원하는 것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바리퍼블리카 직원들은 고객들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 나섰다. 100개가 넘는 아이템이 모였다. 팀원들의 투표로 예선, 본선, 프로토타입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아이템이 쌓였다. 결국 다음 사업은 인터넷쇼핑의 복잡한 결제 과정을 해결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온 서비스가 토스다.

이 대표는 “대부분 스타트업은 창업 후 3년간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도 1만 시간의 법칙이 작동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주당 70시간을 일해도 3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연한 대응도 필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소비자의 반응을 보고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에 8번의 실패도 가능했다. 다른 다섯 번의 시도는 불과 두 달 동안 이뤄졌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 "아이디어가 좋으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종잣돈 모아 2000년대 첫 도전한 ‘배달 샐러드’ 사업 실패
△실패 이유 ①주력 아이템에 대한 이해 부족 ②창업 경험 미비

숙박 업계의 혁신을 일으킨 야놀자는 기업공개(IPO)를 바라볼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수진 야놀자 대표도 실패 이력이 있다.

그는 20대 초반부터 숙식을 제공하는 모텔에서 숙박 관리, 객실 청소 등 잡다한 일을 하며 4000여만원을 모았다. 그는 종잣돈으로 2000년대 초 ‘샐러드 배달 회사’에 야심 차게 도전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그는 사업을 접고 다시 숙박업소 아르바이트생으로 돌아가야 했다.

'오운완(오늘운동완료)' '바디프로필' 등이 유행하며 자기관리가 보편화된 지금이야 샐러드 배달이 흔하지만 20년 전에는 보편적이지 않았다. 앞서간 아이디어였음은 분명했다. 그는 “많은 여성이 다이어트를, 시니어 세대는 건강을 원하는데 아침에 샐러드를 먹으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로 시작했다고 한다.

성공에 대한 열망과 20대의 열정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는 샐러드의 기본적인 지식도 습득하지 않고 간략한 사업 계획만으로 창업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세상에 아이디어는 정말 많이 존재하지만 그 아이디어가 세상과 만났을 때 과연 잘 돌아갈 수 있는지, 그것이 크게 돌아갈 것인지, 혹은 짧게 돌다가 말 것인지, 혹은 아예 돌아가지 않을지에 대해서 분석하지 않고 아이디어로만 너무 쉽게 생각하고 시작한 것들은 현실 장벽에서 많은 좌충우돌을 발생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무엇을 어떻게 진행하겠다는 가설과 로드맵 그것을 실천할 역량이 있을 때 도전해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를 맞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 "실패할까 두려워하다 실패했다"
△진짜 실패는 '실패를 두려워한 마음'
△실패 이유 ①아이폰을 얕본 오만 ②갑작스러운 투자 취소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자 세상이 바뀔 것이란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열아홉 살에 채팅 서비스 세이클럽을 개발해 '천재 소년'으로 이름을 알린 남세동 보이저엑스 대표는 그런 '호들갑'이 싫었다. 그는 "소프트웨어 세상이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바뀌는 게 싫었다"고 당시 속내를 말했다. 너무 이른 성공이 오히려 판단을 흐리게 만든 것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모바일 시대가 열리게 되자 남 대표는 결국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고 모바일 앱 개발 대열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개발한 게 출시 1년 만에 1억 명의 이용자를 달성한 카메라 앱 'B612'다.

남 대표는 이제 실패와 친하게 지내기로 마음먹었다. 2016년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대국에서 이겼을 때는 곧바로 인공지능(AI)이 ‘넥스트 빅싱’이라는 것을 직시했다. 20년 넘게 해온 소프트웨어 개발을 뒤로한 채 AI라는 새로운 분야로 뛰어들었다. 이듬해 AI 서비스 회사 보이저엑스 창업자로 돌아왔다.

하지만 창업의 길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당시 게임회사 위메이드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기로 하고 법인 설립까지 마쳤지만, 어느 날 갑자기 투자 취소 통보 메일을 받았다. 그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를 믿고 따라 온 5명의 동료에게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하며 괴로워하고 분노했다. 그는 곧바로 창업자의 투자 유치 실패기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그 일로 유명세를 치른 덕분에 맷집이 세지고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남 대표는 당시의 투자 실패 경험을 이렇게 회고한다. "나중에 보니 100억원의 투자금이 날아간 것은 큰 실패가 아니라 시련이었다. 가장 큰 실패는 오히려 실패를 두려워했던 마음이었다. 창업하면서도 실패할 것 같다는 내면의 두려움이 있었다."

도전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 뛰는 젊은이들을 향해 그는 이렇게 조언한다. “도전의 기댓값은 실패입니다. 실패하기 싫어하면 도전할 수도 없습니다. 이제 실패와 ‘절친’이 되십시오."

전주훈 삼분의일 대표 "현금 흐름 나빠지고, 법률 문제까지 겹쳤다"
△2012~2016년 운영하던 레스토랑 2곳과 '홈클' 서비스 실패
△실패 이유 ①수익화 실패 ②끈기와 인내 부족 ③법률 검토 미숙

국내 침대 매트리스 시장을 혁신하고 있는 전주훈 삼분의일 대표는 과거 여러 차례 창업에 실패하기도 했다. 삼분의일을 창업하게 된 계기도 "사업이 어려울 때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수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 대표는 1983년생으로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옛 대우인터내셔널)에서 곡물 트레이더, 육류 담보대출 심사역 등으로 일하다가 2012년 창업에 뛰어들었다. 다양한 외식업자들을 만나며 레스토랑 사업에 매력을 느꼈던 것이다. 전 대표는 "인생을 걸고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장님들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멕시칸 식당을 열기 위해 회사 동기와 함께 퇴사해 대출을 받았다"고 했다.

멕시칸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인도 커리 레스토랑도 추가로 열었다. 직접 커리 진액 생산에도 나섰다. 인도인 주방장 없이 커리 레스토랑을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인도인 주방장'의 존재가 커리 식당의 정체성으로 굳어진 시장 상황을 간과한 탓이었다.

뒤이어 가사도우미 플랫폼 비즈니스 ‘홈클’을 창업했으나 또다시 실패했다. 가사도우미 500여명이 활동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지만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자금이 바닥나기 시작했고, 수익화에 실패한 게 첫 번째 이유였다. 이런 외부 상황이 힘들 때 버틸 수 있는 힘도 부족했다.

전 대표는 '홈클의 흥망성쇠'라는 글을 통해 "가사도우미 서비스에 대한 가슴 떨림이나 사명감이 없다 보니 결연한 의지는 봄날 눈 녹듯 사르륵 녹아내렸다"고 썼다. 세금과 법률 문제도 사업 실패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법적으로 가사도우미는 실사용자가 아닌 중개업자가 임금을 줄 수 없다. 근본적 해결 방안은 가사도우미를 직접 채용하는 것이지만 그러기엔 자금 부담이 컸다.


이진열 한국시니어연구소 대표 "엔터테인먼트 시장 환경이 너무 척박했다"
△2013~2018년 운영하던 ‘마이돌’ 서비스 실패
△실패 이유 ①기대와 달랐던 시장 성장 속도 ②비즈니스모델 발굴 실패 ③복잡한 지분구조

이진열 한국시니어연구소 대표는 2013년부터 5년간 운영해왔던 ‘마이돌’ 사업을 2018년 접으며 한 차례 창업 실패를 겪었던 인물이다. 이 대표의 당시 창업 아이템은 스타와 가상으로 대화하는 휴대폰 잠금화면. 서비스 출범 하루 만에 글로벌 팬 수만 명이 다운로드받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컴퍼니케이와 본엔젤스 등으로부터 누적 17억원의 투자도 받았다.

하지만 서비스 출시 5년 만에 이 대표는 사업을 지속해나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엔터 산업이 지금에야 굉장히 커졌고 잘나가지만 그 당시 환경은 정말 척박했다”며 “연예기획사 사장님들이 프레젠테이션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굉장히 복잡한 지분구조 문제도 있었다”며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썼고, 비즈니스에 온전히 에너지를 투입해도 모자랄 판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당시 엔터시장의 성장 속도 자체가 지금보다 훨씬 더뎠다고 했다. 그는 “엔터 시장의 플레이어들은 연예기획사와 스타 당사자였는데 당시 기획사들에 해외 팬들은 ‘돈 안되는 시장’이었다”며 “마이돌 서비스의 이용자 수와 트래픽으로 성장성을 증명하려 노력했지만 시장의 성장 속도를 직접 끌어올리는 데는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마이돌 누적 다운로드 수는 누적 1400만 건. 하지만 이 대표는 140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을 활용해 돈을 벌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는 “팬들이 만든 굿즈를 팔아보기도 하고, 연예기획사와 계약을 해서 스타에게 팬레터를 보낼 수 있는 아이템을 판매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가능했던 비즈니스모델은 앱 내에 광고를 하는 것뿐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마이돌 서비스 실패를 통해 무조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창업하는 게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성장 속도가 빠른 시장, 우리 팀이 정보기술(IT)을 가지고 혁신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았고 그렇게 발견한 게 시니어 방문 요양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용우 마인드로직 대표 "수만 명이 사용했지만…비즈니스 모델이 없었다"
△2013~2015년 운영하던 ‘스토리팝’ 서비스 실패
△실패 이유 ①지나치게 앞선 아이템 ②소수 고객 반응 외면 ③ 시장 확대에 대한 조급함

“창업가는 시대를 ‘반 발자국’만 앞서야 합니다.”

김용우 마인드로직 대표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따끔한 창업 실패를 겪었다. “잘 정의된 시장을 하나씩 정복해나가야 한다”는 교훈은 그가 미국 현지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얻은 것이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이 세상을 선도한다는 ‘큰 생각’은 버리고, 철저히 고객 경험에 맞춰 서비스를 확장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년까지 그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했다. 미국 UC버클리대 경영학석사(MBA) 시절 창업에 도전한 이유다.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를 거쳐 LG전자 북미법인에 일했던 경험은 창업 자산이었다. 대학 시절 반려동물용품 플랫폼을 만들어 매각한 경험도 있었다.

‘스마트폰 세대’를 창업 아이템 화두로 잡았다. 기획했던 서비스는 모바일로 소설을 읽고 쓸 수 있는 플랫폼이었다. 김 대표는 “카카오톡 단체방처럼 ‘숏폼’ 형태로 소설을 소비하는 형태를 구상했다”며 “존재하지 않는 서비스였지만 스마트폰 세대라면 메신저에 익숙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곧바로 난관에 부닥쳤다. 젊은 세대들은 쉽사리 모바일 사용 패턴을 바꾸지 않았다. 그는 “당시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으로 간단한 작업만을 처리하고 있었다”며 “캐릭터를 쉽게 만들도록 도와주고, 비디오도 지원하는 등 다양한 기능들을 넣어도 사용자가 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현재 미국의 ‘Hooked’, 한국의 ‘채티’ 등 관련 시장을 주도하는 플랫폼들은 각각 2015년과 2018년 탄생했다. 사용자들의 모바일 사용 패턴이 다변화된 이후다.

고객 반응을 외면했던 것이 부메랑이 되어 날아오기도 했다. 김 대표는 “당시 BTS 팬픽이 플랫폼에서 소수 사용자 호응을 얻고 있었고, 사극 장르의 한국 드라마 팬픽을 쓰는 사람들도 생겨났다”고 했다. “마니아들만 있는 작은 시장이라 봤지만,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4개국에 동시 서비스를 출시했던 것도 서비스 개선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새롭게 창업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인드로직은 사업을 서두르지 않는다. 마인드로직은 사용자별 ‘AI 챗봇’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약 20만 명을 확보했지만, 외국어 버전은 곧바로 내지 않았다. 김 대표는 “수평적 전개는 ‘작은 그룹’에서라도 서비스 고도화가 완료된 뒤에 해야 한다”며 “글로벌 도전은 한국이란 좋은 테스트베드에서 역량을 쌓은 뒤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안재원 큐피스트 대표 "시장은 가설과 결과가 많이 달랐다"
△2014년 소셜 알람 앱 '헬로닝' 실패
△실패 이유 ①사용자 성향 파악 부족 ②너무 작은 시장 공략

2015년 설립된 큐피스트는 국내 선두권 데이팅 앱인 '글램' 운영사다. 4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글램은 국내 데이팅 앱 시장에서 월간 이용자 수(MAU) 35만 명 수준으로 '틴더' '위피' 등과 함께 1~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안재원 큐피스트 대표는 대학생 시절 알람 서비스 '헬로닝'을 창업했다. 원하는 영상이나 소리를 알람으로 만들어 이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소셜 미디어 기능을 추가한 게 특징이다. '알람을 사람들과 공유하면 아침에 몸을 일으키기가 쉬워지지 않을까'하는 안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연인들이나 기상 스터디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주목받을 거라 기대했다. 우선 트래픽을 늘린 뒤 광고 등으로 수익모델을 짜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

한때 직원 5명을 두기도 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쓰지 않았다. 이를테면 연인들이 알람 같은 사적인 것들까진 공유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통상 ‘지속성’이 크지 않은 느슨한 집단인 스터디 그룹이 소셜 알람 앱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유인도 없었다. 결국 시장이 그만큼 크지 않았던 셈이다. 디자인과 출신으로 회사 경영엔 전문성이 없었던 안 대표의 실책이었다. 그는 “아무것도 몰랐던 ‘초짜’ 창업가 시절에 ‘시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히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항상 가설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3가지 요소 중 교집합을 찾기로 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시장이 좋아하는 것에 모두 속해야 그나마 해볼 만한 사업”이라며 “세 가지를 파악한 뒤엔 주저하지 않는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경 긱스(G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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