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달러 깨진 비트코인…"나스닥과 커플링 더 심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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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6.09. 오전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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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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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또 급락했다. 반 년 전 개당 7만 달러에 육박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증시 하락과 함께 한때 3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0일 오후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01% 내린 3만1896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하락폭이 11%를 넘어가며 2만9900달러 선까지 내려갔다가 소폭 반등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 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 6만8990달러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급격한 하락세다. 업비트에서 이날 비트코인은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점인 4015만 원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4200만 원대를 회복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행보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암호화폐에도 고스란히 악재로 작용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5일 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5일 만에 19%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인 미국 나스닥지수가 10.3% 떨어진 가운데 비트코인과 증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더 뚜렷해졌다. CNBC는 “비트코인이 주도하는 암호화폐 시장은 최근 1년간 주식, 특히 기술주의 움직임과 밀접한 상관성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10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뉴스1
"나스닥 내리면 비트코인도 하락"
2년來 상관계수 가장 높아
가상자산 분석업체인 아케인 리서치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나스닥 수익률의 최근 30일 상관계수는 0.7까지 올랐다. 2020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이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1에 가까우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7~2019년만 해도 이 지표는 0.1을 넘지 않았고 2019~2021년에도 평균 0.1~0.2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히 올랐다.

반대로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진짜 금'과 비트코인의 최근 30일 상관계수는 역대 최저치인 -0.45, 미국 달러지수와의 상관계수는 -0.53까지 내려갔다. 그동안 코로나로 막대한 돈이 풀리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진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뛰어들었고, 암호화폐에 공개적으로 투자하는 기업과 기관투자자가 늘어난 것이 주식시장과의 커플링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금' 흔들리나
증시와의 동조화가 짙어지자 ‘디지털 금’이란 수식어까지 얻으며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았던 비트코인의 성격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해졌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암호화폐가 다른 투자자산과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금처럼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월가의 큰손들이 분산투자를 위해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온 배경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 들어 암호화폐가 세계 증시와 동반 하락하는 일이 반복되자 새로운 분산투자처로서 비트코인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주식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변동성은 오히려 더 크다는 점에 우려를 제기하는 시각도 늘었다.

포브스는 최근 “기업과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빠르게 편입하면서 비트코인도 그저 또 하나의 기술주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암호화폐거래소 체인지나우의 마이크 어몰라예프는 “시장이 ‘단타 투기’ 위주에서 신중한 투자 중심으로 더 성숙해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비트코인 장기투자자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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