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지도엔 중국집, 카카오맵엔 고깃집" 황당 사연 들어보니 [머니콕]

입력
수정2021.08.21. 오전 6:13
기사원문
최재원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인터뷰] 홍성용 매일경제 기자 2편

주말용 콘텐츠 '머니콕'은 매주 엄선한 투자 전문가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믿을 만한 재테크 정보를 전달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최고 전문가들의 투자 인사이트를 놓치지 않고 읽으실 수 있습니다.


[머니콕-44] 매일경제가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 종목 네이버·카카오에 대한 투자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베스트셀러 '네이버 vs 카카오' 저자 홍성용 매일경제신문 디지털테크부 기자를 만났습니다. 홍 기자는 현재 체인지그라운드, 김작가TV, 소수몽키 등 인기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플랫폼 기업의 돈 버는 방법, 네이버와 카카오의 사업 부문별 경쟁력을 알기 쉽게 설명해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주 1편에서 콘텐츠와 금융 부문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력을 짚어본 데 이어 이번 2편에서는 쇼핑, 구독서비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두 기업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의 전략이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쇼핑 부문에서는 네이버는 '최저가 비교', 카카오는 '선물하기'를 차별화 포인트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홍 기자는 현재 온라인 쇼핑 시장점유율 1위인 네이버에 대해 그간 보통 수준이었던 네이버의 배송 역량이 CJ와의 협력을 통해 머지않아 쿠팡처럼 익일배송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카카오의 경우 아직까지 개인 고객 위주인 선물하기 쇼핑을 기업 대상으로 확장하면 지금보다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홍 기자는 두 기업의 미래 경쟁력에 대해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카카오,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네이버가 좀 더 앞서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두 기업 가운데 어떤 기업의 미래가 더 밝다고 보는지,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한 홍 기자의 선택은 기사 말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네이버 배송 역량 확대 주목할 만"

Q1. 쇼핑, 최저가 비교 네이버 vs 선물하기 카카오

A. 쇼핑은 2020년 거래액 기준으로 1위가 네이버입니다. 시장점유율 17%를 차지합니다. 2위가 쿠팡으로 13%, 3위가 이베이코리아로 12%입니다. 이베이코리아에는 G9·G마켓·옥션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마트 쓱닷컴의 e커머스 점유율이 약 3~4%였는데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16%까지 높아졌습니다. 네이버 다음으로 이마트와 이베이코리아가 2위, 쿠팡이 3위가 됩니다.

쇼핑은 여기에 아마존이 추가로 들어옵니다. 아마존이 SK와 손잡고 들어옵니다. 그러면 SK는 해외직구 시장은 SK를 통해서 하라는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크게 쇼핑의 판은 4파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 쿠팡, 이베이와 이마트, 아마존의 4파전이죠.

여기에 카카오가 얼마나 쇼핑 역량을 높일 수가 있느냐, 카카오도 현재 9~10% 정도 점유율을 갖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에 쇼핑을 넣어서 얼마나 키울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됩니다. 크게 보면 5파전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네이버는 아시다시피 검색 역량이 강력하기 때문에 최저가 보기, 리뷰 순으로 보기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베이코리아가 사업을 접은 이유도 네이버 때문입니다. 네이버 안에서 G마켓이나 옥션 상품을 정렬해서 볼 수가 있으니까 더 이상 네이버에 종속해서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네이버가 배송 역량은 보통 수준이었습니다.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오늘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오는 수준이 되지 못했죠. 배송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작년에 CJ와 네이버가 지분교환을 했습니다. 그래서 CJ대한통운과 손잡고 풀필먼트센터라는 물류센터를 짓기로 했고, 이게 지어지면 배송 역량이 커집니다. 그러면 로켓배송처럼 익일배송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쇼핑 역량이 좀 더 커질 것입니다.

카카오는 선물하기가 최대 장점입니다. 틈새 상품을 공략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요즘 롯데나 신세계도 선물하기를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데 원조는 카카오입니다. 카카오톡을 전 국민의 99.2%가 이용합니다. 영유아나 극노년층을 빼고 다 이용하는 것입니다. 선물하기를 통해 쉽게 물건을 보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특정인에게 선물할 때 집 주소를 모르는 경우 선물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선물하기를 하면 선물받은 사람이 집 주소를 입력하면 됩니다. 이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큽니다.

선물하기가 기업에도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기업용으로 행사나 이벤트를 할 때 대량으로 선물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아직 기업 시장을 카카오가 정복하지 않았습니다. 카카오가 기업 시장까지 정복하면 카카오 쇼핑 안에서 돈을 벌 구석이 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SAP와 손잡은 카카오 인공지능 주목"

Q2. 구독 서비스, 네이버 vs 카카오 어떤 전략

A. 카카오가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할 때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회사를 인수하려는 게 목적이었는데, 구독이 딱 그런 모델입니다. 구독은 안정적으로 매월 돈이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멤버십이라는 유료 멤버십이 있습니다. 네이버가 빠른 시간에 많은 구독자를 늘렸습니다. 매월 4900원인데 이게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사실 그렇게 비싼 건 아닙니다. 가입자들에게 무슨 혜택을 주느냐면 쇼핑 최대 10~11% 할인 혜택을 주기도 하고요. 가입자에 한해 네이버 바이브(음원)·웹툰 등 이용권을 줍니다.

그러면 네이버 플랫폼 안에 록인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쇼핑을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쇼핑 할인을 위해 월 4900원짜리 멤버십에 가입할 유인이 있죠. 그러면 네이버 바이브라는 음원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니까 멜론을 굳이 따로 쓸 필요가 없어 해지하겠죠. 그런 식으로 써 보지 않은 네이버 서비스를 써 보도록 하는 것이 구독 모델입니다.

CJ 같은 경우도 작년에 CJ와 네이버가 지분교환을 하면서 CJ E&M 지분도 가져왔습니다. 그러면서 네이버플러스멤버십 가입자는 티빙이나 tvN 콘텐츠도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디즈니플러스가 올해 하반기 국내에 들어오면 거기에는 마블, ESPN 등 많은 콘텐츠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네이버가 마블을 볼 수 있도록 제휴를 맺는다면 마블에 환호하는 사람들은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카카오도 구독 모델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구독ON이라는 플랫폼을 새로 만들었는데 김치냉장고나 정수기 같은 상품을 쉽게 렌탈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사업자가 구독ON을 통해 쉽게 대여해줄 수 있죠.

이처럼 네이버와 카카오가 구독에 힘쓰는 이유가 디즈니플러스 같은 해외 플랫폼들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부터 아마존 등이 모두 국내로 들어옵니다. 그러면 시장점유율을 뺏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업 구독, 개인 구독 등 다양한 모델을 만들어서 네이버와 카카오를 이용할 수밖에 없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Q3.인공지능, 네이버 vs 카카오 차이점은

A. 인공지능 사업은 서비스 뒷단의 배경 얘기입니다. 인공지능 기술에 따라서 서비스의 질이 달라집니다. 최근 카카오톡 불통 얘기가 나오는데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카카오는 안산에 하이퍼스케일 사이즈의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자사 데이터센터가 있으면 아무래도 서비스를 구동하는 게 수월해집니다. 지금은 KT 등의 서버를 빌려서 쓰기 때문에 서버가 터지거나 클라우드에 문제가 생기면 즉각적인 대응이 힘든 상황입니다.

얼마 전 제가 친구들한테 쏠 일이 있어 서촌 앞에 있는 고깃집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카카오맵을 이용해서 고깃집으로 오라고 했는데 30분이 지난 다음 친구들이 "사기꾼이다. 중국집으로 보내면 어떻게 하느냐"고 했습니다. 알아보니까 네이버 지도에는 중국집으로 표시돼 있는데, 카카오맵에는 소고깃집으로 돼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게 인공지능 기술 때문입니다. 제가 놀라서 식당에 전화로 물어보니 3개월 전에 업종변경을 했다고 합니다. 카카오는 반영하지 못했고 네이버는 반영했던 것이죠.

네이버는 OCR 기술이 뛰어납니다. 이게 인공지능 기반의 문자광학인식기술입니다. 휴대폰으로 문자를 찍으면 인식해서 변환스킬 수 있는 기술이죠. 카카오는 그 기술이 아직 고도화가 안 됐던 것이죠. 네이버는 영수증 리뷰사업을 했습니다. 영수증을 찍어 올리면 포인트를 주는 것이죠. 글자를 인식해서 업종이 바뀌었는지 아닌지, 메뉴가 업데이트됐는지도 확인합니다. 사람이 직접 가서 확인하지 않고도 고객들이 직접 데이터를 모아줄 방법을 찾아낸 것이죠.

그럼 카카오는 인공지능을 못하느냐, 그건 아닙니다. 카카오i라고 아실 것입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손잡고 삼성전자 가전에 카카오i 기술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신축 아파트에서는 "헤이 카카오, 엘리베이터 불러줘"라고 한마디 얘기하면 엘리베이터가 집 앞까지 올라오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가전 같은 경우도 삼성전자 냉장고나 세탁기를 불러서 지시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에 카카오i 기술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SAP라는 전 세계 1위 전사적자원관리(ERP) 플랫폼을 보유한 회사가 있습니다. 회사에서 재무관리를 하거나 예산을 짤 때 모든 것을 정리해주는 프로그램이죠. SAP가 독일 시가총액 1위 회사이고,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모두 SAP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SAP와 카카오의 인공지능기술을 총괄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손잡고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카카오 플랫폼에 영수증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SAP의 ERP 플랫폼과 연동돼 자동으로 입력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SAP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손잡은 회사가 카카오가 된 것입니다.



◆"미래 기술 개발, 현재로선 네이버가 앞섰다"

Q4.네이버 vs 카카오, 홍키자의 선택은

A. 둘 다 좋은 회사입니다. 카카오 대표님이 '네이버 vs 카카오' 추천사까지 써주셨는데 카카오가 안 좋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죠. 다만 이렇게는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미래 기술에 어느 쪽이 집중하고 있느냐, 지금은 네이버가 미래 기술을 만들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네이버가 올해 제2사옥을 로봇 사옥으로 짓고 있습니다. 분당 그린팩토리 옆에 그레이팩토리 느낌의 사옥이 이미 지어져 있고 내부 공사 중입니다. 사옥 전체가 클라우드로 돌아가는 시스템입니다. 로봇 100여 대가 움직이면서 물건도 나르고 서빙도 합니다.

로봇들을 움직이게 하는 정말 많은 기술이 들어갑니다. 네이버의 지도(매핑) 기술, 사람이랑 부딪히면 안 되니까 회피하는 기술도 필요합니다. 라이다 센서를 기반으로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로봇들은 무거우면 움직일 수 없어서 뇌가 없습니다. 로봇의 뇌를 클라우드에 띄웁니다. 이걸 브레인리스 기술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네이버가 고도화할 것입니다.

네이버가 이것을 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관찰과 통제가 용이한 공간에서 브레인리스 시스템을 돌려보겠다는 것입니다. 네이버가 최근 정부에 5G 주파수도 사겠다고 신청해놨습니다. 정부가 인가하면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게 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로봇과 인공지능 시스템을 돌려보기 위한 것입니다. 이 점에서 네이버가 조금 더 미래가 밝은 것 아니냐고 생각합니다.

카카오도 한창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없는데 카카오가 잘하는 것이 모빌리티입니다. 모빌리티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국내 1위 내비게이션이 티맵(TMAP)으로 1000만명 정도가 이용하고, 카카오 내비는 500만명 정도가 이용합니다. 카카오는 직선으로 가는 길이 많은데, 티맵은 왜 돌아서 가는지가 SK의 고민이었습니다. 알아 보니 택시 때문이었습니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가맹 택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님들이 길을 만들어가신 겁니다. 돌아가지 않고 좁은 골목길을 찾아낸 것이죠. 그런 데이터가 누적돼 도로에서 얻은 데이터는 카카오가 더 정확한 것이죠.

그래서 SK가 티맵 택시를 만든 것이고 점유율이 오르지 않으니까 우버와 손을 잡고 UT를 내놓게 됐습니다. 도로위에서 얻는 정보가 무궁무진합니다. 인공지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양질의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얻어내느냐입니다. 카카오는 도로 위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는 모두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 지도 기술과 모두 연동됩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미래는 밝습니다. 그러니 저는 지금부터 적립식으로 한 주씩 모아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미래는 누구도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네이버나 카카오의 3분기, 4분기 실적을 보면서 새로운 사업들이 매출과 이익을 만들고 있는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재원 기자]

#아래 기자페이지 구독 버튼을 누르시면 다음 연재 기사를 놓치지 않고 읽으실 수 있습니다.

기자 프로필

[소비의 달인] 2만명 독자들의 선택! 스마트 컨슈머가 꼭 봐야 할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지금 구독하세요!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