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s 공정위, 쇼핑 알고리즘 공정성 두고 법정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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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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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첫 재판 열어…알고리즘 조정 목적 시각차 극명
네이버 "이용자 편의 목적…모든 쇼핑몰에 동일 적용"
공정위 "검색시장 지배력 활용 자사 쇼핑서비스 우대"
(사진=뉴시스·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네이버의 쇼핑 검색 알고리즘 변경에 대한 정당성을 두고 네이버와 공정거래위원회의 법정 공방이 본격화됐다. 앞서 공정위는 네이버의 쇼핑 알고리즘 변경을 ‘자사 서비스 우대를 위한 경쟁 왜곡 행위’라고 판단하고 네이버에 26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25일 서울고법 행정6-1부(재판장 최한순)는 네이버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 명령·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의 첫 재판을 진행했다. 공정위 처분 불복 소송은 독점규제·공정거래법에 따라 서울고등법원을 전속관할로 한다.

네이버(035420) 측 대리인은 이날 재판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검색 결과를 보여주고, 검색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결과를 조정한 것”이라며 “공정위가 기본적인 사실관계에서조차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픈마켓에 등록된 개별 상품들을 모두 검색 결과에 노출할 경우 사실상 특정 오픈마켓 상품들만 나열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을 방지하는데 목적이 있다는 항변이다.

앞서 네이버 측은 이와 관련해 “사용자들이 네이버쇼핑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여러 몰에서 판매되는 비슷한 상품들을 한 번에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는 편의성”이라며 “특정 쇼핑몰 상품들만 집중적으로 보여준다면 이용자로서는 굳이 네이버쇼핑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 입장을 낸 바 있다.

공정위 측 대리인은 “네이버가 쇼핑 검색 결과에 대한 신뢰를 이용해 자신들의 서비스 입점업체를 검색 결과 상위에 올렸다”며 “자신들의 서비스인 스마트스토어가 시장을 더 빠르게 장악하게 하려는 명백한 의도를 갖고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네이버 검색은 모든 사업의 관문이다. 우리나라에선 구글보다도 네이버의 시장지배력이 높다”며 “플랫폼이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여러 사업에서 자기 영향력을 키우는 행위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경쟁제한 행위라는 문제의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가 2013년 동일 쇼핑몰 상품을 3개 이상 연속해 노출되도록 제한하는 검색 알고리즘 로직을 도입한 점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향후 재판에선 이 같은 행위의 위법성 여부를 두고 공정위와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자사 오픈마켓 사업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자사 서비스에 유리한 방향으로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해왔고 자사 오픈마켓 상품에만 가중치를 부여해 노출 비중을 높였다고 판단했다. 또 다른 오픈마켓을 하나의 쇼핑몰로 취급한 반면, 스마트스토어에 대해선 개별 입점업체를 각각 쇼핑몰로 인식해 차별대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조정된 알고리즘 로직은 오픈마켓 등 네이버쇼핑과 계약한 모든 업체에 동일하게 적용됐다”며 “오픈마켓 전체를 단일 쇼핑몰로 취급한 것은 네이버쇼핑과 계약한 당사자가 오픈마켓 당사자이기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또 자사 입점업체 우대 주장에 대해서도 “정확한 판매실적정보를 제공하는 모든 쇼핑몰에 대해 가중치를 부여한 것뿐”이라며 “악의적 지적”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향후 △시장지배력 사업자 지위 남용 △다른 사업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 △부당한 고객 유인행위가 실제 있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측에 각 위반행위별로 대상이 ‘오픈마켓’인지 ‘오픈마켓 입점업체인지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11월 3일 진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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