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성장통 앓는 카카오, 2.0 전략 필요하다-③]
"글로벌 향해 편대비행 "…골목대장 넘어 국가대표 된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해외 사업에 전념한 것도 이 시기부터다. 의장에서 GIO(글로벌투자책임자)로 변신한 이 창업자는 2018년 19년간 유지해온 회사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GIO는 회사설립 초기부터 글로벌을 지향해왔다"며 "라인·웹툰 등 성장한 계열사의 해외 진출 기반을 닦기 위해 GIO역을 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 초 라인과 일본 '야후재팬' 운영사인 Z홀딩스가 경영통합하면서 아시아 최대 IT기업의 지주사가 됐다. 미·중 기술 패권에 맞서 북미·유럽·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AI(인공지능) 연구벨트'도 구축 중이다. 이처럼 네이버가 내수기업 꼬리표를 떼고 국가대표로 거듭나면서 온라인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줄어드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국내 검색포털 1위에 오른 후 곧바로 해외시장에 도전했지만, 카카오는 1위 메신저의 이점을 활용해 국내사업을 옆으로 벌이는데 집중했다"라며 "네이버가 글로벌 진출을 위해 본사를 중심으로 편대비행 하는 구조라면 카카오는 각 계열사가 각개전투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중소상공인이 먼저 찾는 네이버…수수료 포기하자 '창업산실' 됐다
쇼핑은 네이버의 이미지를 180도 달라지게 했다. 네이버가 2012년 오픈마켓 형태의 '샵N' 서비스를 선보이자, 온라인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네이버는 2년 만에 샵N을 철수하고 '입점 수수료 0원'인 스토어팜(현 스마트스토어)을 선보였다. 포털 이용자 유치 및 검색데이터 확보 차원에서 쇼핑사업은 불가피하지만, 수수료 이익은 보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여기에 한 대표가 주도한 소상공인 온라인창업 지원 프로그램 '프로젝트 꽃'이 더해지면서 네이버는 45만명의 온라인 창업자 산실로 거듭났다. 다른 플랫폼에선 두 자릿수 규모인 판매수수료가 사라지자 스마트스토어 문을 두드리는 창업자가 늘어난 것이다. 쇼핑사업이 활성화되자 네이버페이·네이버플러스멤버십 등 네이버 생태계도 더욱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김도현 국민대 교수는 "네이버는 검색 정체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라며 "네이버에서 검색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많아져 플랫폼 참여자 수가 늘수록 이익이라고 생각해 수수료 부과 등에 관대한 측면이 있지만, 카카오는 수수료를 궁극적인 지향점으로 삼는 사업모델이 많아 중소상공인과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상명하달식 경직된 조직문화 개선필요성 지적도 물론 네이버 역시 개선점이 거론되고 있다. 조직구조가 경직돼 있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몇몇 핵심인사 중심의 상명하복식 의사결정구조로 민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M&A나 투자 등에 있서 C레벨의 의지가 강하고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면서 "본사 중심이어서 계열사의 민첩하고 창의적 아이디어가 제대로 반영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올들어선 개발자가 직장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이와관련 네이버는 경영쇄신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를 통해 권한이 집중된 C레벨 중심 체계를 더 많은 리더를 선발해 역할과 책임을 분산하는 형태로 새로운 조직체계와 리더십을 구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