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대항마’ 자처한 SKT, 메타버스·이커머스·구독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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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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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통신’ 외친 SKT, 네·카와 정면대결
한달새 메타버스·이커머스·구독서비스 진출
“플랫폼 이미 고착… 독점 구도 균열 시도 의미”

SK텔레콤타워 전경. /SK텔레콤

SK텔레콤이 메타버스, 이커머스, 구독서비스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국내 ‘포털공룡’인 네이버, 카카오와 정면 대결한다. 이동통신사업만으로 외형 성장이 쉽지 않다는 절박함을 담은 ‘탈(脫)통신’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후발주자인 만큼 메타버스는 국내 최대 수용인원을 앞세웠고, 이커머스와 구독서비스에서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과 손을 잡았다.

그러나 이미 플랫폼을 앞세워 대세로 자리 잡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K텔레콤이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1위 사업자이기는 하지만, 네이버의 포털과 카카오의 카카오톡 이용자 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국내 기업 최초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 진행 모습. /SK텔레콤

‘통신만으론 답 없다’… 네·카에 도전장

7일 SK텔레콤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ifland)는 최대 131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다. 이프랜드 내에서 대형 행사와 이벤트도 개최할 수 있다. 국내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 중인 회사 가운데 최대 규모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네이버 제페토의 경우 대화를 위한 공간 내 최대 수용 인원이 10명 수준이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국내 기업 최초로 메타버스 공간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당시 간담회에는 약 100명의 인원이 참여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서 100명 이상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공간은 이프랜드가 거의 유일하다”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T우주와 11번가를 앞세워 이커머스와 구독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T우주는 SK텔레콤이 지난달 출시한 구독브랜드다. 아마존 무료배송부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모빌리티 등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입맛에 맞춰 택할 수 있게 구성했다. 구독 상품 ‘우주패스’는 올(all)과 미니(mini) 등 2종으로, 각각 월 9900원, 4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T우주의 가장 특징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을 품었다는 것이다. 아마존닷컴에서 판매 중인 제품을 11번가 쇼핑환경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구독서비스에 가입하면 아마존에서 구매한 상품을 배송 비용 없이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기반 문자 커머스 ‘티딜’을 통해 선물하기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유사한 기능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부터 연이어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며 기존 이동통신 가입자 외에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프랜드는 국내를 넘어 연내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T우주의 경우 오는 2025년까지 가입자 3600만명을 유치하겠다고 공언했다.

신유형 상품권을 판매하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

‘부동의 1위’ 플랫폼 네·카… ”익숙함 이겨내기 어려울 것”

SK텔레콤이 연이어 다양한 분야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기존 사업자들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벽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 상당수의 플랫폼이 고착화한 상황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반전을 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기존 사용환경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새로운 환경으로 이주시키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는 이용자 수만 2억명을 넘어선다. 대한민국을 넘어 이미 아시아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용자 약 80%는 청소년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거래액 기준 네이버는 점유율 18.6%를 기록했다. 이어 쿠팡(13.7%), 이베이코리아(12.4%) 등의 순이다.

네이버의 강점은 5000만 대한민국 인구의 80%가 넘는 4100만명 이상이 쓰고 있는 포털에 있다. 통상 상품 구매 시 가장 먼저 진입하는 경로인 검색포털을 잡고 있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무기로 꼽힌다. 여기에 네이버는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게 생태계를 구성했다.

SK텔레콤이 진출한 선물하기 역시 카카오가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 거래액은 3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카카오톡 선물하기 거래액만 약 85%(3조원)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톡은 월간활성이용자(MAU)가 4600만명에 달한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는 시장에 후발주자들이 균열을 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라면서도 “독점 구도에 변화를 꾀하려는 시도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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