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15%, 네이버 10% 연봉예산↑ "인건비 어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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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작년 급여총액 30~40% 올라
인건비 상승 여파로 영업이익률 오히려 감소
연봉 인상 릴레이, IT업계 전반 퍼질수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내 빅테크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올해 연봉 재원을 각 15%, 10%씩 늘릴 예정이다. 인재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방편으로 보이지만, 인건비 상승에 따른 수익률 저하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임직원 연봉 총액을 15% 인상할 방침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공식 선임되기 전인 지난달 13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연봉 협상 재원을 전년 대비 15% 늘리고, 내년에는 6%를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노사는 이달 1~2일 협상을 진행한 끝에 올해 임직원 연봉 재원을 지난해 대비 10% 늘리는 데 잠정 합의했다. 네이버의 연봉 재원은 지난 2020년 5%, 2021년 7% 늘어난 데 이어 올해 두 자릿수로 상승할 예정이다. 이번 임금 합의안은 노사 조합원의 최종 찬반투표에 따라 확정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와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 상장사 중 평균 연봉 순위 1, 4위를 각각 기록했다.

카카오의 작년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7200만원이다. 전년 대비 무려 60% 늘어난 액수로, 작년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을 웃돌았던 때 스톡옵션 행사로 인한 차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 현금 보상에 주력했던 네이버도 지난해 주식보상 프로그램을 강화하면서 평균 연봉이 직전 년도 대비 26% 증가한 1억2900만원으로 뛰었다.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지난 2019년 임직원에 부여한 스톡옵션 행사 시점이 도래한 데다 인센티브 형식으로 주식을 나눠주는 스톡그랜트 프로그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주요 상장사의 2021년 직원 평균연봉 순위. [자료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톡옵션을 제외하더라도 양사는 최근 기본급 인상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IT 업계의 구인난 악화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개발자들이 타사로 이직하거나 구글, 메타 등 인재들이 실리콘밸리 기업으로 영입되면서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한 개발 인력이 부족해졌고, 이에 따라 높은 연봉을 유인책으로 삼은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오픈서베이가 지난 해 발표한 설문 결과를 보면 개발자들은 구직 시 '연봉'을 우선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급여 인상이 인재 영입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동시에 인건비가 증가하므로 실적 상승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급여총액은 작년 1조원을 돌파했다. 카카오의 급여총액은 2020년 7112억원에서 1조158억원으로 40% 넘게 늘었고, 네이버의 경우 9035억원에서 1조1958억원으로 30% 넘게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양사의 영업이익률은 떨어졌다. 네이버가 약 23%에서 19.4%로, 카카오는 약 11%에서 9.7%로 하락했다.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연구개발비 등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추가 임금 인상을 단행한다면 인건비 증가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실적 하락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네이버는 전 사업부가 고르게 성장 중이나 핀테크, 콘텐츠 등신사업에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어 마진 둔화는 불가피하다"라며 "올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9.4%에서 18.9%로 더 낮아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IT 업계 상위 기업이 잇달아 연봉 인상을 발표하면서 업계 전반에 연봉 인상 릴레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게임 업계에서는 넥슨이 개발직 신입사원 연봉을 5000만원으로 올리자 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컴투스 등이 임직원 연봉을 연이어 올린 전례가 있는데 이 여파로 대부분의 게임사가 작년 한해 초라한 실적을 기록해야 했다.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올해도 평균 연봉을 7% 인상한다고 발표했고, 스마일게이트 등 다른 게임사도 노조와 연봉을 놓고 협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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