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멤버십 700만인데 매출은 월80억 뿐' 네이버 가입자 부풀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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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6.02. 오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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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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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업계의 유료 멤버십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거래액 1위인 네이버가 유료 멤버십 가입자를 부풀리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밝힌 멤버십 매출액과 멤버십 가입자 수의 격차가 지나치게 커서다. 무료 프로모션 가입자, 패밀리 가입자 등을 감안하더라도 차이가 커 '유료 멤버십 선두 주자'라는 이미지나 성과를 내세우기 위해 가입자를 부풀려 언급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네이버의 멤버십 매출은 236억원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1분기부터 커머스 매출을 멤버십, 중개 및 판매, 광고 매출로 세분화해 발표했다. 따라서 멤버십 매출이 따로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네이버가 밝힌 누적 멤버십 가입자는 700만명이었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멤버십은 가입자 수가 700만명을 돌파해 꾸준히 증가 중이며 멤버십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4.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놓고 관련 업계에서는 매출과 가입자 수 사이의 간극이 크다고 지적한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월 4900원의 월간 이용권과 연 4만6800원의 연간 이용권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가입자 700만명을 월 4900원 금액으로 단순 계산했을 경우 분기당 멤버십 매출은 1020억원이 된다. 연간 이용권 금액(월3900원)으로 따져도 819억원이다. 네이버가 발표한 매출보다 3~4배 많은 수준이다.

역산해본다면 실제 매월 이용료 4900원을 내고 이용하는 가입자는 160만명에 그친다. 네이버플러스멤버십은 가입 첫 달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어 이같은 무료 이용자를 감안하더라도 실제 가입자는 200~300만 수준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여기에 매 분기 멤버십 매출 편차가 크다는 점도 지적된다. 지난해 3분기 240억원을 기록한 멤버십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20억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그러다 1분기 236억원으로 다시 회복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용자 혜택을 늘리기 위해 패밀리 요금제를 도입, 여러 명이 이용하는 경우가 있고 가입자들이 해지했다가 재가입하는 등 다양한 사례가 있어 단순 계산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연간 이용권도 가입 당시 1년 이용료가 매출로 잡혀 차이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신세계그룹 e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과 G마켓글로벌이 통합 유료멤버십을 내놓는 등 유료멤버십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네이버가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누적 가입자 수치를 언급해 가입자 수를 과장해 알리고 있는 것으로 본다. 수요가 많은 상품에 몰리는 '네트워크 효과'를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 멤버십 가입자 700만명은 쿠팡의 로켓와우 가입자 900만명에 이어 시장 2위 수준이다. 반면 쿠팡이나 약 300만명 가입자로 알려진 G마켓 스마일클럽도 현 시점 가입자 기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 SSG닷컴 등 유료 멤버십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멤버십 출시 이후 빠르게 가입자를 늘려 온 네이버가 선두주자라는 이미지를 가져가기 위해 가입자 수를 늘려 발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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