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s 쿠팡, e커머스 왕좌의 게임…최후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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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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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①]

국내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상장으로 수조원대 자금을 조달한 쿠팡은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고, 이에 맞서 네이버(NAVER)도 여러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 롯데, 카카오 등 이커머스 경쟁에 뛰어든 업체들이 여럿 있지만 현재 상황에선 네이버와 쿠팡 양강구도가 점차 고착화하는 양상이다. 누가 승자가 되느냐에 따라 두 회사의 기업가치는 전혀 달라질 수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와의 인터뷰에서 "네이버와 쿠팡의 대결에서 네이버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네이버의 막강한 캐시카우와 이커머스 생태계 조성으로 쿠팡보다 경쟁 우위에 서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네이버의 이커머스 부문과 핀테크, 콘텐츠, 해외 사업 등을 반영한 적정 시가총액은 84조원"며 "향후 제페토 등 콘텐츠 부문이 재평가 받을 경우 시총 100조원 이상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네이버의 이커머스 전략 "국내 점유율 30% 목표"



네이버페이
-네이버가 3월17일 애널리스트데이를 열고 난 뒤 주가가 급등했는데요. 당시 주요 내용이 무엇이었나요?
▶주로 이커머스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동반한 아주 구체적인 전략들이 나왔습니다. 그 전날에는 신세계 그룹과의 지분 스왑 공시가 있었고요. 그래서 애널리스트데이에서는 신세계 그룹과의 구체적인 시너지 전략들에 대한 부분들이 공유됐고요.

네이버 쇼핑와 관련해서 일본 쪽에 스마트 스토어를 진출하겠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쿠팡에 비해 열위에 있는 물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풀필먼트 서비스 강화 등 투자계획도 발표됐죠.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들이 제시됐죠?
▶일단 해외 이커머스 진출에 대해서는 일본에 먼저 진출하고, 향후 라인 메신저가 영향을 미치는 동남아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었고요. 국내 이커머스에서는 현대 17~18%인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지금도 점유율 1위인데 이를 30%까지 늘리겠다는건 상당히 공격적인 수치임과 동시에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쿠팡과 비교할 때 네이버는 어떻게 재평가해야 할까요?
▶우선 쿠팡이 상장한 미국과 네이버가 상장한 한국의 밸류에이션(기초체력 대비 주가 수준) 차이는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쿠팡이 고평가, 네이버가 저평가 돼 있다는 건 분명하죠.

쿠팡의 연간 거래액이 올해 예상으로 약 30조원이고 네이버는 33조~35조원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쿠팡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80조원인 반면 네이버는 60조원대, 쇼핑 가치만 따지면 20조원이 안됩니다. 80조원인 쿠팡과 20조원인 네이버 쇼핑의 가격 차이는 미국과 한국 시장의 차이를 감안해도 과도한 수준이죠.



네이버 VS 쿠팡 승자는?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
-현제 쿠팡은 풀필먼트, 네이버는 오픈 마켓으로 이커머스 사업 모델이 상당히 다릅니다. 각자 장단점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결국 누가 승자가 될 것으로 보시나요?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면 전 네이버입니다. 쿠팡에 대해서 외국인들이 높게 점수를 매겼던 이유가 첫 번째 풀필먼트를 통한 배송 초격차고요. 두 번째는 '쿠팡이 한국의 아마존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겁니다.

그런데 아마존의 사업 모델은 온라인 쇼핑뿐만 아니라 간편결제, O2O(온라인 to 오프라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여러 제반 서비스를 통해 락인효과(Lock-in, 소비자가 해당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게끔 하는 효과)를 유발하는 겁니다. 이를 위해선 지속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캐쉬카우 비즈니스가 있어야 합니다. 이 점에서 쿠팡보단 네이버가 유리하죠.

우선 네이버는 광고에서 압도적인 현금이 나옵니다. 이를 기반으로 쇼핑, 금융, 콘텐츠까지 각각 1위 DNA를 카피 앤 페이스트(복사 붙여넣기) 하는 과정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죠.

네이버 쇼핑은 플러스 멤버십이 주요 골자인데요. 페이포인트를 5% 이상 적립을 해 준다든가, 네이버 웹툰 쿠키를 준다거나, 바이브 뮤직 이용권을 준다거나, 이런 제반 서비스 이용권을 아주 쉽게 크로스 셀링 할 수 있는 반면에 쿠팡은 쿠페이, 쿠팡플레이, 쿠팡 이츠 등이 이제 막 셋업된 단계 정도라는 거죠.

-네이버는 신세계그룹, CJ대한통운 등과 협업으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 건가요?
▶신세계쪽을 보면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한 가입자가 신세계 온라인몰이나 또는 이마트에 가서 쇼핑을 할 때 그 포인트를 적립받을 수 있죠. 또 신세계그룹이 잘하는 신선식품 당일배송, 새벽배송을 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들에게 줄 수 있고요.

네이버와 신세계 서로 윈윈입니다. 네이버는 신선식품 이용을 원하는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고, 신세계는 연간 4조~5조원 정도의 거래액을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해 더 늘릴 수 있겠죠.

CJ대한통운은 쿠팡의 2배 정도 되는 물류 인프라 면적을 보유한 1위 사업자입니다. 네이버는 이 물류망을 이용해서 지금 한 10개 브랜드 정도를 풀필먼트로 서비스하고 있고요. 그러면 당연히 배송 시간은 더 빨라질 겁니다.



네이버의 해외 진출 전망은?



-네이버의 해외 진출 전략은 어떤가요?
▶네이버 라인과 일본의 야후 재팬이 합병한 에이홀딩스가 출범했죠. 에이홀딩스는 매출의 60%가 이커머스에서 나오고 30%가 광고입니다. 앞으로 사업 전략은 올해 라인뱅크를 개설해서 스마트뱅킹쪽으로 가는 겁니다.

일본은 아직도 현금 비중이 높죠. 일본 경제산업성에서는 앞으로 5년 간 비현금 비중을 4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그 중심에는 간편결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야후 쪽에 있던 페이페이, 라인 쪽에 있던 라인페이가 합쳐지면서 일본에서 압도적인 1위 사업자가 됐습니다.

이커머스에서도 야후 쇼핑은 아직 일본 3위 사업자인데, 라인 메신저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려가는 전략을 사용할 것 같습니다. 에이홀딩스는 온라인 쇼핑과 금융을 동반해서 나가는 형태가 될 겁니다. 그 중심에는 라인 메신저가 있고요.

지금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요. 예를들어 소프트뱅크 모바일 이용자가 이커머스에서 야후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는데 페이페이로 결제하면 최대 14%까지 할인해 줍니다.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한 게 온라인 광고라는 확실한 캐시카우가 있기 때문이죠.



네이버 적정주가 얼마일까



-그러면 네이버의 이커머스 사업과 해외 진출 등을 감안한 적정 주가는 어느정도 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목표 시가총액은 84조원입니다. 주가로는 50만원 정도고요. 일단 쇼핑 부문 가치를 약 40조원으로 보고 나머지 핀테크, 콘텐츠 등의 가치가 40조원 정도입니다.

올해 하반기에 보는 포인트는 콘텐츠입니다. 요즘에 메타버스(초월세계, 가상세계) 얘기 많이 하시죠? 네이버 자회사가 하는 서비스 중에 제페토가 있죠. 현재 글로벌 가입자가 2억명이라고 하는데 지난해 펀딩 받았을때 기업가치가 1000억원 정도였습니다.

같은 메타버스 테마인 미국 게임회사 로블록스가 약 40조원인데 제페토는 400분의1 수준인거죠. 제페토가 나중에 페이스북처럼 판이 커진다고 하면 네이버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는 것도 시간문제죠.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오시면 더 많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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