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택시를 데이터 수집기로, 임우혁 모토브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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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0.12. 오후 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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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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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로 대변되는 모빌리티 산업과 택시 업계간 갈등은 해법이 좀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 뉴욕, 그리고 서울에서 벌어졌던 극단적인 갈등 현장을 기억하시지요. 타다라는 벤을 이용한 스타트업은 끝내 문을 닫기도 했지요. 혁신에 대못을 박는다고 비판도 했지만, 쫌아는기자들 2호도 그런 기사를 쓰기도 했지만, 막상 택시 운전기사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들의 생계 이야기에도 눈을 돌리기 쉽지 않습니다.

혁신은 결국 레거시 산업의 피를 먹고 커야하는가, 2년전쯤 타다의 철수와 택시 업계의 극단적 저항을 보면서 다들 고개를 흔들었던 주제입니다. 모토브는 이 질문에 ‘아니다’라고 말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서울, 인천, 대전에 사는 독자분들은 어쩌면 택시 위에 이렇게 달린 광고 디스플레이를 보셨을 수도 있습니다. 택시 위에 달렸던 ‘빈차’ 등이 사라졌고, 현란한 광고가 달렸죠. 단순 광고판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약 30개 센서가 부착됐고, 130여개 교통, 환경, 기후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네요. 지금까지 850대 택시 위에 광고판을 달았다네요.

과연 택시 위에 저 무거운 디스플레이는 어떻게 문제없이 달았을까, 왜 달았을까. 그리고 어떻게 완강한 택시 기사님들을 설득해서 이 비즈니스를 만들었을까. 그런데 스타트업이라고? 도시 데이터 비즈니스와 택시 광고 비즈니스를 동시에 하는 스타트업, 모토브의 임우혁(46) 대표를 만나러 갔습니다.


혁신은 레거시 산업의 피를 먹고 크는가라는 질문

택시 지붕 위에다 광고판, ‘번쩍이는 아이디어’인가요?

택시 위에다 광고판을 달려는 아이디어는 사실 우리가 처음이 아녜요. 뉴욕이죠. 2012년 LG전자가 참여한 뉴욕시의 택시 시스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 참가했었어요. 그 프로젝트는 택시에다 기계식 미터기가 아니라, 앱 미터기를 다는 건데요, 그러면 택시가 도로 위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큰 기기가 되는 거죠.

여기서 생각나는 기업 있으시죠. 맞아요. 당시에 우버가 택시의 생계를 위협하기 시작했죠. 우버는 단순히 요금이 싼 택시가 아닌, 도로 정보의 장악을 노렸죠. 어찌보면 우버에 밀리던, 택시를 위한 프로젝트였을지 몰라요. 뉴욕 택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는 이후에 한단계 진화해, 택시 지붕 위에다 디스플레이 광고판을 달고, 보다 본격적인 데이터 수집을 노렸어요. 이 광고판에서 얻는 수익은 다시 택시 기사에게 가는 방식이었습니다. 말하자면 현재 모토브가 하는 비즈니스는 뉴욕시의 택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와 거의 유사합니다.

뉴욕 옐로캡의 반격, 그걸위해 광고판을 달다?

뉴욕도 첫 실험이라 완전한 성공이라고는 하지 못해요. 최소한 첫 시작때는 매우 제한적이었요. 600대 택시에 한정적으로 택시 광고판이 달렸죠. 당시엔 수집 데이터도 제한적이었어요. 탑승객, 차의 위치와 탑승자 수 등 기초적인 데이터였죠. 그래도 뉴욕은 택시가 만들 데이터의 잠재력을 보여줬죠. 도시 안의 택시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 배차를 더 해야 하는지 거대한 교통의 체계가 한 눈에 보이는거죠. 그때 한국에 돌아가면 택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업을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이어진 사업이 모토브입니다.

현재 뉴욕 택시 상황은 이렇답니다. 모든 택시에 앱 미터기가 달렸고, 전체 택시의 절반 가량이 디스플레이 광고판을 달고 다녀요. 이젠 구글 자회사, 우버 자회사, 리프트 자회사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답니다. 택시와 협업하는 모델을 같이 하는 우버, 이런 그림이죠.

택시가 도로 데이터 수집에 특별히 강점이 있나요. 버스도 있고, 티맵같은 자동차용 내비게이션 앱도 있고요.

보통 데이터 기업은 5년에서 10년 후를 계획하고 데이터를 모은 다음, 검증하는 작업을 거쳐야 해요. 근데 그 시간과 비용이 문제죠. 데이터 수집 비용을 줄여야해요. 그걸 광고로 택했던 거예요.

택시는 버스처럼 정해진 노선을 다니지 않고 골목골목까지 도시 곳곳을 다녀요. 운행 시간이 길어요. 자가용은 출퇴근 1~2시간, 주말에 써도 3~4시간이에요. 하지만 택시는 하루에 12~20시간을 운행해요.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있어 택시가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수단이죠.

택시표시등 광고, 누가 주로 광고하나요.

우선 택시표시등, 루프탑 디스플레이 광고에 대한 확신이 있었어요. 옥외 광고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업자들은 “택시 천장에 디스플레이를 달아봐야 화면이 작아서 돈 안 된다”고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택시 광고를 원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고 봤죠.

국내에서 공공장소와 거리에서 빛을 내면서 광고할 수 있는 매체가 2개뿐이에요. 하나가 전광판, 다른 하나가 택시 표시등 광고예요. 전광판 광고는 신규 허가 조건이 굉장히 까다로워요. 그러다 보니 수가 제한적이고요. 강남의 비싼 광고 전광판은 몇천만원까지 해요. 옥외광고판을 보세요. 전부 대기업 광고뿐이에요. 비싼 광고를 할 수 있는 건 대기업뿐이거든요. 중소상공인들은 오프라인에서 광고할 수 있는 수단이 가게 앞에서 전단을 나눠주는 방법밖에 없던 거예요.

이 페인 포인트를 파고들었죠. 택시는 골목골목 끝까지 들어가니까 소상공인이 원하는 위치에 맞는 광고를 해줄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할 수 있어요. 택시 광고가 허가된다면 니치 마켓이 열릴 수 있다고 봤어요. 마침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에서 2015년 택시표시등 광고 시범사업을 고시했어요. 중소상공인을 위한 광고, 택시업계 수익 개선처럼 비슷한 고민을 갖고 정부가 문턱을 낮춰줬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고요.

체감으론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소상공인을 위한 옥외 광고가 택시표시등 광고다?라는건데, 마침 인터뷰 올때 탄 택시에 택시표시등 광고가 달렸는데, 버거킹 광고였어요.

강남, 광화문 같은 도심에는 이미 1년치 광고를 사겠다고 하시는 광고주 분들이 여럿 계세요. 그러다보니... 시장경제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앞으로 실시간 비딩과 같은 기술을 붙이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고, 강남이나 광화문 같은 도심이 아닌 지역에선 아직 다른 광고가 가능해요.

저희는 모토브를 어반 테크(Urban Tech) 기업이라고 소개해요. 해외에서는 도시 전반의 서비스를 개선하는 기업들은 어반 테크라고 정의하더군요. 이동하는 차량에 IoT 센서를 장착하고, 그렇게 모인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하는 거죠. 수익 모델은 세 가지요. 타깃 광고예요. 시간과 위치에 따라 다른 광고를 보여주고요. 공공프로젝트도 BM 중의 하나죠. 인천시와 함께 하는 ‘안전한 골목길’과 같은 공공프로젝트로도 돈을 벌고, 최종적으로 모인 데이터 자체를 파는 것입니다.


“데이터가 금맥”이라고 묻자, “제대로 못 모으면 가치없더라구요”

택시표시등 광고판에 150여 가지의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들었어요.

승하차 데이터, 운행패턴 데이터, 광고 디스플레이 하드웨어를 통해 수집하는 데이터가 있어요. 광고 효과를 파악하기 위한 유동인구 데이터, 햇볕의 강도와 바깥 기온 등 주변 환경 데이터, 대기질도 파악해요. 차량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26~32개 센서를 부착했죠. 총 150종의 데이터를 수집해요. 이 중에 20종 정도는 실시간으로 바로 가공해서 광고 노출에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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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원문에 실린 사진과 그래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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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스타트업, 부동산, 스포츠를 담당했습니다. 곳곳에 숨은 이야기를 찾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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