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사고 돈 번다…박정범 3456 대표, ‘셀슈머 시장’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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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17. 오후 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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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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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에서 물건 구매한 소비자만 ‘찐’후기 올릴 수 있어
소비자 리워드 최대 50%, 5만원 단위로 출금 가능

지난 12일 서울 역삼동 건우3456 사옥에서 만난 박정범 3456 대표. 이원근 객원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물건을 파는 ‘1인 마켓’이 생기면서 소비자가 곧 판매자가 되는 ‘셀슈머’가 증가하고 있다. 셀슈머는 파는 사람을 의미하는 ‘셀러(Seller)’와 소비자의 ‘컨슈머(Consumer)’가 합쳐진 신조어다. 물건을 구매하던 사람이 다시 그 물건의 판매자로 활동하는 형태를 설명한다.

실제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가 2018년 온라인쇼핑 경험이 있는 4000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인 2009명이 개인이 운영하는 SNS마켓, 즉 셀슈머를 통해 쇼핑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판매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사라지는 셈이다.

이제는 개인 SNS마켓을 넘어 일반 쇼핑 플랫폼에서도 셀슈머가 활동하고, 이를 통한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 생겨났다. 지난 3일 오픈한 이커머스 애플리케이션 ‘3456’을 통해서다. 3456은 소비자가 물건을 산 후 자사 앱에 후기를 올리고 해당 제품의 판매 수익을 최대 50%까지 배분받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박정범(42) 3456 대표를 지난 12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건우3456 사옥에서 만났다.

Q : 소비자 리워드형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계기는.
A : “이상주의자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소비자의 솔직한 후기로 자연스럽게 좋은 제품이 알려지면서 판매자와 소비자가 함께 돈을 버는 구조로 말이다. 이를 위해 기존 셀슈머 시장에서 보인 단점과 한계를 보완하고자 노력했다. 먼저 최근 이슈가 된 ‘과장광고’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했다. 우리는 실제로 물건을 구매한 사람만 후기 게시물을 올리도록 했다. 100% ‘내돈내산’ 후기만 가능하다. 또 기존 1인 마켓 셀슈머가 부담해야 했던 교환‧환불 분쟁을 해소하고자 했다. 셀슈머는 3456 내에서 콘텐트를 통해 판매자와 소비자의 거래를 연결하는 역할만 하고 품질보장, CS처리 등은 판매자가 책임을 지도록 운영 지침을 마련했다.”

Q : 구체적으로 3456 시스템이 어떻게 되나.
A : “3456은 판매자가 물건을 올리는 ‘판매몰’과 소비자가 후기를 올리는 ‘SNS형 피드’로 구분된다. 3456을 통해 상품을 산 소비자가 후기를 남기고 싶으면 3456의 SNS형 피드에 솔직한 후기를 남기면 된다. 만약 이 후기에 링크된 판매 페이지를 통해 다른 이용자가 해당 물건을 구입하면, 후기를 올린 소비자는 판매 수익 일부를 배분받는다. 처음엔 3456 포인트 형태로 수익을 배분받고, 이는 5만원 단위로 주에 한 번씩 일대일 비율로 현금 전환이 가능하다.”

Q : 인플루언서가 아닌 일반인은 돈을 벌기 어렵지 않을까.
A : “그렇지 않다. 개인 SNS에 후기를 올려서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이를 올릴 수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물론 3456에 작성한 후기를 개인 SNS에 공유해 다른 소비자의 유입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존 인플루언서의 수익이 더 높을 순 있다.”

지난 5월 3일 출시한 리워드형 이커머스 플랫폼 '3456' [사진 3456]

Q : 판매자 입장에서는 셀슈머 리워드까지 부담해야 하니 손해 아닐까.
A : “판매자와 셀슈머는 서로 협력하며 공존한다. 셀슈머는 좋은 제품일 경우 수익창출을 위해 자발적으로 후기 콘텐트를 업로드 해 판매자의 제품 판매율과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하도록 돕는다. 판매자는 셀슈머와 수익을 공유함으로써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한편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3456은 우수한 상품을 보유했으나 홍보역량이 부족한 판매자들을 위해 홍보영상 제작, 이미지 콘텐츠 제작, 마케팅 대행 서비스를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판매자에 대한 지원은 플랫폼 초기 안정적인 입점사 확보라는 목적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플랫폼→판매자→소비자로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어가기 위함이다.”

Q :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이용자 반응은 어떤가.
A : “반응이 좋다. 특히 소비자가 3456에 후기를 남긴 후, 이를 카카오톡과 같은 개인 SNS에 공유할 때 자신이 직접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보이는 점에 대해 호응이 높다. 광고성 URL을 배포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후기 콘텐트이기 때문이다. 또 3456의 투명한 운영방식을 칭찬하는 분도 있다. 3456 직원들이 제품을 사고, 후기 게시물을 올린 것이 몇몇 있는데 이는 ‘3456크루’가 올린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표시했기 때문이다.”

Q : 장기 계획이 있다면.
A : “총 4단계 계획이 있다. 현재 셀슈머 플랫폼은 1단계다. 2단계는 2022년까지 3456을 글로벌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다. 국내‧외 판매자에게는 해외소비자로 판로를 확대하고,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확대의 기회까지 제공하고자 한다. 3단계는 2023년까지 원스톱 창업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누구나 손쉽게 쇼핑몰 제작·고객관리·결제·배송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하고자 한다. 4단계는 2024년까지 이커머스를 넘어 라이프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다. 배달·교통·음원 서비스 등 생활 전반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담는 형태로 구축할 것이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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