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등 플랫폼 공룡과 ‘라방’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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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13. 오전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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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리모콘 쇼핑은 끝났다… TV 버리는 홈쇼핑②] TV 의존도 줄이고 모바일 역량 높이고

[편집자주]홈쇼핑업계가 TV를 버리고 모바일에 뛰어든다. 소비자가 리모컨을 내려놓고 스마트폰을 들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아예 간판을 바꿔 달고 TV홈쇼핑의 정체성을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커머스업계가 꽉 잡고 있는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홈쇼핑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과연 홈쇼핑은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홈쇼핑 업계가 ‘모바일판 홈쇼핑’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새판을 짠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홈쇼핑 업계가 ‘모바일판 홈쇼핑’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새판을 짠다. 최근 다수의 홈쇼핑 업체들이 핵심 영역인 TV 의존도를 줄이고 모바일로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된 가운데 TV에만 의존해선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커머스 시장 핵심 사업으로 떠오른 라이브커머스에 홈쇼핑 업체가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TV홈쇼핑 노하우, 라이브커머스로 꽃 피워



라이브커머스는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온라인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송을 말한다. 네이버·카카오·쿠팡·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플랫폼 강자가 앞다퉈 뛰어들면서 최근 1~2년 사이 급성장했다. 미디어미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최대 25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라이브커머스는 이용자와 쇼호스트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소통하고 모바일 기기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모바일 홈쇼핑 이용자 10명 중 9명이 라이브커머스를 시청한 경험이 있을 정도다. 최근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모바일 기기 사용자가 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라이브커머스는 시국에 최적화된 쇼핑 방식으로 꼽힌다.


홈쇼핑 업계가 모바일판 홈쇼핑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거대 플랫폼 공룡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들 업체는 엄청난 이용자수를 기반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자체 스토어 채널에 라이브 방송까지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의 쇼핑 부문 거래액은 28조원으로 홈쇼핑 업계 전체 취급액(약 27조원)보다 많다. 

거대 플랫폼 공룡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지만 라이브커머스는 홈쇼핑 업체들이 자신 있게 도전해볼 만한 영역이다. 이들 업체가 다년간 라이브커머스의 원조격인 TV홈쇼핑에서 쌓은 방송 제작 노하우와 역량을 앞세워 차별화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선보인다면 충분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홈쇼핑은 지속적인 시청률 하락과 함께 주요 시청자들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어 성장성에 한계가 분명하다”면서 “모바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젊은 세대가 홈쇼핑으로 대거 유입되고 TV홈쇼핑 송출수수료와 방송 심의 관련 규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주장했다.



규제 사각지대 속에서 믿을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로 승부



라이브커머스는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는 점에서 홈쇼핑과 유사하다. 하지만 전파 대신 앱을 통해 영상을 송출하기 때문에 방송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처럼 방송과 통신의 경계에서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있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탓에 무분별한 광고가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물을 흐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5곳의 방송 120건을 검사한 결과 30건이 부당한 표시 및 광고에 해당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하도록 광고하거나 구체적인 실증 자료 없이 ‘최저가’를 강조하는 등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사례가 다수였다. 업체 대부분이 유통중계업자 성향이라 방송 심의 준수에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이처럼 허위·과장 광고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면서 정부의 규제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무소속·비례)은 올해 2월 ‘전자상거래 등에서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반면 홈쇼핑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로 방송법에 따라 심의와 규제를 받는 만큼 신뢰할 수 있는 방송을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홈쇼핑 업체들은 아직 규제 체계가 없는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할 때도 TV 못지않게 심의 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의 매출보다 믿을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 고객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형 유통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홈쇼핑 업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라이브커머스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 재미와 실적을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김여라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라이브커머스는 시장 진입, 촬영 장소 및 기술, 방송 편성 및 심의, 사회적 책임 등에 부담이 적지만 TV홈쇼핑은 중소기업 제품과 농수산물 편성 등 공적 책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이브커머스와 홈쇼핑은 매체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별개의 산업으로 간주할 수도 있지만 시장 진입·행위·내용 등에서 규제 수준의 차이가 심할 수 있다”며 “각 산업이나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의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는 없는지 제도 미비점을 파악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지웅 기자 jway09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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