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의 신세계… 새강자 카카오… 위기의 쿠팡… 유통가 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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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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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베이코리아 인수… 1위로
카카오·카카오커머스 합병 주목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분석

유통업계가 대혼돈의 시대를 맞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고,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고,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쇼핑 사업에 공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유통시장은 격변기에 들어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절대 강자나 최약체가 없던 춘추전국시대를 보냈다면, 지금은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날들이 열렸다.

적자생존은 ‘가장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뜻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가장 잘 ‘적응’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3조4404억원을 들여 지분 80%를 인수한 것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이 대규모 거래가 ‘적절한 선택’이었는지에 대한 의견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의사결정권자가 나타낼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란 평가부터 ‘현실을 담보하진 못하는 이상’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 ‘빅딜’이 가져온 결정적 변화는 ‘유통업계의 온·오프라인 경계가 무너졌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오프라인 전통 강호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온라인은 신흥 강호 네이버·쿠팡·이베이코리아 중심으로 확실히 나뉘는 분위기였다. 이런 가운데 11번가·위메프·티몬·카카오 등이 꾸준히 약진했다. 하지만 신세계가 이베이를 품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빅딜의 결과, 지난해 거래규모를 기준해 더하면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통합 거래규모가 약 49조원에 이르면서 롯데쇼핑(약 28조원)을 제치고 1위로 뛰어올랐다. 유통 부문만 놓고 볼 때 재계 5위권 그룹인 롯데를 재계 10위권 그룹인 신세계가 앞지르게 된 것이다. 쿠팡이 지난 3월 미 증시에 상장하며 시장 장악력을 높인 게 이번 빅딜의 주요 동력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의 기반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인수·합병(M&A) 뿐이었는데 신세계가 그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대다수 유통·이커머스 기업은 신세계와 이베이의 M&A 못지않게 오는 9월로 예정된 카카오와 카카오커머스의 합병에 더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가 쇼핑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상상 이상의 속도로 시장을 점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네이버쇼핑이 전통 유통기업이 아닌데도 이커머스 업계 1위를 차지한 점, 이커머스 시장에서 자본력을 앞세워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쿠팡이 ‘쿠팡플레이’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점 등은 유통과 IT의 경계가 진작에 무너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쿠팡이 온갖 위기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건재하고, 카카오톡 기반의 카카오가 쇼핑 사업을 본격적으로 한다면 당분간 이 시장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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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문수정입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보탬이 되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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