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상가의 반격…'리테일 테크' 뜬다 [임주형의 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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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30. 오전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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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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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상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커머스 부상으로 '이중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하려면 새 경쟁력 불어넣어야
소매업에 IT 접목한 '리테일 테크'로 돌파구
재고 관리, 결제 등 카메라·센서로 자동화
VR·AR·빅데이터 이용해 개인화 서비스 제공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전남 순천 한 상가가 텅 비었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산업 분야 중 하나는 소매업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상점을 찾는 고객들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 배송 서비스가 경쟁자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상가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기존 매장에 정보통신기술(IT)을 합친 이른바 '리테일 테크'를 통해, 이커머스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리테일 테크는 소매산업을 뜻하는 소매(retail)와 테크의 합성어로, 현실에 존재하는 상점과 IT를 적극적으로 결합한 매장 형태를 뜻합니다.

리테일 테크는 최근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비즈니스 전문 조사기업 'CB 인사이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전세계 리테일 테크 분야 투자액은 315억달러(약 36조7260억원)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3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리테일 테크에 수십조원의 돈을 쏟아붓는 이유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상가에 새로운 경쟁력을 불어넣기 위함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소비가 급증하면서 택배 산업도 바빠졌다. 지난해 3월1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 택배가 수북이 쌓여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많은 나라들이 거리두기를 강화했고, 이 때문에 많은 상가가 큰 적자를 보거나 문을 닫아야만 했습니다. 또 소비자들은 마트나 백화점 대신 아마존, 쿠팡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많은 고객들이 인터넷 플랫폼 기반 배송 서비스에 익숙해진 상태입니다.

이렇다 보니 상가는 코로나19로 인한 고객 감소와 새로운 라이벌 산업의 부상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기존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처지에 몰린 겁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리테일 테크를 통해 운영 비용을 감축하거나,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미국의 대표적 소매 기업인' 월마트'는 최근 미국 뉴욕 레빗타운에 세운 매장에 자동화 기술을 접목했습니다. 매장 곳곳에 카메라와 센서를 설치해 진열대의 재고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부족한 상품이 있으면 대기 중인 직원에게 신호를 보내 다시 채우게 하는 방식입니다. 소비자의 불편을 줄이는 동시에 매장 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매장 내 카메라로 고객의 쇼핑 여부를 파악한 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으로 자동 결제를 진행하는 '비전앤픽', 또 상품을 집어든 뒤 계산대에 놓으면 센서가 무게를 측정해 자동으로 결제를 진행하는 '스캔앤고' 등 자동화 기술을 접목한 무인 편의점도 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뉴욕, 영국 런던 등에 무인화 상점인 '아마존 고'를 런칭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일부 편의점 기업들이 유사한 매장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IT 기업 아마존이 공개한 미용실 '아마존 살롱' 모습.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로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미리 감상할 수 있다. / 사진=아마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접목한 서비스로 소비자 경험을 증대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 4월 아마존은 런던 본사 근처에 '아마존 살롱'이라는 미용실 점포를 열었습니다. 이 살롱은 기존 미용실과 동일한 뷰티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살롱 내부에는 VR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가 있어 고객들은 거울 앞에 서서 커트, 염색 등 서비스를 받은 뒤 자신의 모습을 미리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점의 경계를 허무는 사례도 있습니다. 영국의 명품업체 '파페치'는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고객의 데이터를 이용해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직원이 고객의 온라인 쇼핑 내역을 보고 취향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거나, 반대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이 고른 제품 데이터를 분석해 온라인 플랫폼의 우선 추천 순위가 바뀌는 방식입니다.

이와 관련, CB 인사이츠는 이번 2분기 보고서에서 "당장 직면한 문제와 앞으로 다가올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상가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술을 필요로 한다"라며 "끊기지 않는 쇼핑 경험과 개인화 서비스, 노동인력 부족 해결 등을 해결하려면 리테일 테크의 혁신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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