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다 팔았는데"… 11번가·위메프만 머지포인트 환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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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9.08. 오전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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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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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 모습./사진=뉴스1
11번가에 이어 위메프도 머지포인트 환불을 진행한다. 이 가운데 이커머스 업체별 머지포인트 환불 조치가 다른 이유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11번가는 8월10일 자사에서 판매된 머지포인트에 대해 전액 환불 조치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커머스 업체 중 포인트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머지포인트 구매액 환불을 진행한 것은 11번가가 처음이다.

이어 지난 7일 위메프도 8월 구매분에 대해 머지포인트 환불 절차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머지포인트를 등록하고 일부 사용했더라도 잔여 포인트를 환산해 돈으로 돌려준다. 8월 한 달 동안 위메프에서 머지포인트를 구매한 고객은 1만5127명, 결제금액은 30억9453만원에 이른다.

머지포인트는 다양한 제휴처에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다가 8월11일 돌연 판매가 중단됐다. 이후 포인트 사용처를 '음식점업'으로 한정해 이용자들이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오픈마켓으로는 11번가, 위메프, 티몬, G마켓, 옥션, 롯데온 등이 꼽힌다. 이들은 중간상인을 통해 머지포인트를 20% 할인된 가격에 팔았다.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 오픈마켓 업체들은 모바일 앱에 등록을 하지 않은 머지포인트에 대해 환불을 진행했다. 상품으로 따지면 개봉하지 않은 새 상품으로 판단해 결제액을 돌려준 것이다.

다만 모바일 앱에 사용 등록을 한 머지포인트는 어느 가맹점에서 얼마나 썼는지 확인이 어려워 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구매자별 이용금액은 오픈마켓에 공개되지 않아 중복 환불 신청의 경우 확인이 힘들고 환불 시 손실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11번가와 위메프는 왜 환불에 나섰나



11번가와 위메프가 8월 판매분에 대해 환불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두 업체는 비교적 최근까지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업체다. 11번가는 머지플러스가 판매를 중단한 8월11일 바로 직전인 8월10일 머지포인트를 판매했다. 위메프는 8월6일부터 9일까지 머지포인트를 팔았다. 판매 중단과 사용처 축소에 따라 소비자가 포인트를 사용할 기간이 적어 피해가 컸을 것으로 예상돼 구제법을 찾은 것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전액 환불 조치의 배경을 두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의 피해가 커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찾다가 전자상거래법 규정을 전향적으로 해석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법 규정에 따르면 상품에 하자가 있을 경우 이를 인지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 11번가는 이 내용과 관련해 머지포인트 사태가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27일 기준 11번가에서 30일 이내 머지포인트 판매가 이뤄진 것은 8월10일 하루다. 

위메프는 8월에 구매한 상품을 이미 등록한 고객에게도 환불을 진행하기 위해 8월12일부터 판매자와 발행처에 '8월 구매 고객의 포인트 등록 후 미사용 전액 데이터'를 요청했다. 이중환불 등 최대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일을 진행해온 것. 지난 6일 판매자가 해당 정보를 제공했고 위메프는 데이터 대조작업을 통해 상품 등록 고객에게도 잔여 포인트에 대해 환불을 진행하기로 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머지포인트가 8월11일 급작스럽게 사용처를 축소하면서 8월 구매고객이 이미 구매한 포인트를 사용할 물리적 여유가 없다고 판단해 이들에 대한 환불을 결정했다"면서 "금전적으로 피해가 상당한 고객에 대한 우선적인 구제 조치가 필요하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G마켓과 옥션의 경우 미등록 고객이 아닌 이상 환불을 진행하기 어렵다. 머지포인트 마지막 판매일이 7월29일이기 때문이다. 이미 중간상인에게 납품대금이 넘어간 상황이며 일찍이 판매가 끝나 전자상거래법 규정을 전향적으로 해석하기도 어렵다.

티몬은 미등록 고객에 한해서 환불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외 일부 사용 고객 등에 대해서는 구제 방법을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롯데온 역시 미등록 고객은 환불을 해주고 있지만 등록한 고객은 머지플러스에 문의해야 한다. 롯데온 측은 환불과 관련해 소비자를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일찍 판매를 마무리했을 경우 포인트를 사용할 기간도 있었고 이미 앱에 등록한 고객에게 돈을 돌려줄 방법이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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