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지각변동②]계획된 적자? 몸집만 키우던 시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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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9.18. 오전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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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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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IPO 앞두고 수익성 개선에 무게
컬리, 뷰티 영역 확장…최소 구매 제한↑
11번가, 직매입 기반 '슈팅배송' 강화해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코로나19 사태 이후 '계획된 적자'라는 이름 아래 한창 몸집 키우기 경쟁을 벌이던 이커머스 업계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엔데믹 이후 '긴축의 시대'를 맞아 수익성에 보다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17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거래액과 점유율 증가 등 사세 확장에 집중해 온 이커머스 업체들이 올 들어 수익성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로켓배송'으로 유명한 이커머스 선도 기업 쿠팡의 경우 올 들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며 올 2분기 매출 6조원을 넘겼고, 영업손실이 847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였다. 2021년 3월 미국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 적자가 1000억원 미만으로 대폭 줄어든 것이다.

쿠팡의 전체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도 2014년 로켓배송 시작 후 올 2분기 처음으로 흑자(순이익 835억원)를 기록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연초에 조정 EBITDA 손실폭을 연말까지 4억 달러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흑자를 낸 올 2분기를 시작으로 연간 흑자를 내겠다"고 밝혔다.

쿠팡은 지난 수년간 수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 구축한 물류 센터와 배송 캠프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비용을 절감한 점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다수의 국내 이커머스들도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IPO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미래 성장성 뿐 아니라 '숫자'가 증명된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마켓컬리(기업명 컬리)의 경우 기업 가치 올리기에 한창이다. 수년간 누적돼 온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 컬리는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유치하며 4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매해 적자폭이 커지면서 고평가 논란이 여전하다.

이에 컬리는 마켓컬리의 상품군을 늘리고 최소 구매 수량 제한 품목을 확대하는 등 판매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우선 컬리는 화장품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 7월 뷰티 특화 버티컬 서비스 '뷰티컬리'를 프리 오픈했다. 마켓컬리 앱 상단에 새로 개설된 뷰티컬리 탭을 볼 수 있다.

컬리는 스킨케어, 메이크업, 바디, 헤어, 구강, 향수, 남성 등 카테고리를 16개로 확장하며 5000여개의 상품을 선보였다. 브랜드도 카밀, 헤라, 달바, 러쉬, 설화수, 에스티로더, 구찌뷰티 등 다양하게 구성했다. 또 고가의 유모차와 장난감, 캠핑용품과 반려동물 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샛별배송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마켓컬리는 최소 구매 수량 제한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주로 부피가 작거나 가격이 저렴한 상품이 해당한다.

IPO를 추진 중인 11번가도 적자폭을 줄이기를 위핸 수익성 개선 행보에 나섰다. 모회사 SK스퀘어가 공개한 IR자료에 따르면 11번가의 영업적자는 2020년 97억원에서 지난해 694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매출은 3% 증가한 5614억원을 기록했다.

11번가는 직매입 기반의 빠른 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자정 전 주문 시 익일 배송)'과 국내 최대 해외직구 플랫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오아시스마켓은 국내 식품 이커머스 가운데 유일한 흑자 기업이라는 점을 타 이커머스들과의 차별화 포인트로 지속 강조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유통공룡'이 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외형을 확장하던 때는 지난 것 같다"라며 "지금부터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 모델로의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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