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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연이 Mar 21. 2021

브랜딩과 브랜드 마케팅

무엇이 다를까요?

브랜드 브랜딩 브랜드마케팅. 브랜드와 찰떡인 빅모델을 써서 메시지가 뚜렷한 광고를 제작하고, 누가 봐도 이 브랜드 거구나! 하는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서 그 아이덴티티를 전달하는 일은 마케터라면 재미있어할 수밖에, 직접 하고 싶어 할 수밖에 없는 매력으로 가득한 일이다.


브랜드를 둘러싼 다양한 개념들


그런데 혼란스럽다. 브랜딩은 뭐고, 브랜드 마케팅은 뭘까. 이 둘은 뭐가 다른 걸까. 원래는 브랜드팀 소속이었다가 어느 순간 브랜드마케팅팀으로 팀을 이동, 아니 구성원은 그대로였으니까 팀명을 변경하게 되면서 이 모호한 구분에 대한 의문점은 더 커져갔다. 팀명이 바뀌었다고 업무가 확 바뀐 것도 아니어서 애매한 상태로 있다가 시간이 갈수록 그 경계선을 명확하게 그을 수 있었다. 만들어야 하는 퍼포먼스가 바뀐 것이다.




브랜드란 무엇인가

어릴 때 우리 엄마는 아디다스나 나이키같이 브랜드 신발을 사 오면 늘 ‘메이커 신발 사 왔다~’하고 말했다. 엄마는 브랜드 = 메이커라고 생각했던 거다. 나는 이게 브랜드를 가장 잘 표현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브랜드가 메이커고, 메이커가 곧 브랜드인 것이다. 브랜드는 사람이다. 뚜렷한 신념, 취향, 가치관이 응축된 산물이 바로 브랜드다.


 우리는 브랜드와 창업자를 연결지어 바라본다. 때론 동일시하기도 하고.





브랜드를 표현하는 브랜딩, 

브랜드를 퍼뜨리는 브랜드 마케팅


그렇다면 브랜딩 branding 이란 뭘까. 앞서 브랜드가 신념, 가치관,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생각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표현하는 것이 브랜딩이라고 정의해보았다. 그러니까 브랜딩은 '나는 이런 사람이야.' 하고 자아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이랄까?





브랜드 마케팅 Brand Marketing 은 좀더 시끄럽고, 좀더 광범위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생각을 갖고, 표현할 줄 아는 브랜드를 시장에 퍼뜨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아를 완성하고 표현하며 알리는 것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를 퍼뜨리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찾으려고 소리친다. '나 이런 거 좋아하는데 같이 놀 사람!!!' 하고서 말이다.



좀 더 실무적으로 접근하자면 브랜딩과 브랜드 마케팅은 담당하는 팀과 KPI부터 달라질 수 있다. 브랜드 마케팅은 시장에서 나와 비슷한 취향이나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잠재고객)과 관계를 맺는 일(이익 창출), 문자 그대로 마케팅이기 때문에 마케팅팀이 주관한다. KPI 역시 회사 매출과 직결되는 지표(매출액, 회원가입 수, 앱 다운로드 수 등)로 세팅된다.


그러나 브랜딩은 조금 다르다. 브랜드의 모습을 드러내고 정의하는 건 마케팅팀뿐만이 아니라 한 브랜드와 유저의 접점을 가진 모든 팀에서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 영업팀, 채용팀, 디자인팀, CS팀 모두가 브랜딩에 관여한다. 그러므로 모든 팀이 브랜드가 가진 가치를 이해하고, 유저와 그 가치에 맞는 메시지와 톤 앤 매너로 소통해야 비로소 브랜딩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현대카드 정태영 CEO는 현대카드 DIVE 브랜딩 특강 에서 브랜딩과 마케팅을 각각 이렇게 정의했다. 내가 구구절절 이야기한 내용이 명쾌하게 정리된다. 


브랜딩 : 기업과 상품이 가지고 있는 페르소나, 인격, 철학, 존재 이유에 방향성을 두는 것
마케팅 : 상품 개발, 가격, 판촉





지금 브랜딩 브랜드 마케팅이 떠오르는 이유



앞으로 시장은 단순히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에요. 
내가 생산하는 제품의 이상을 제시하면,
그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형태죠.
‘좋은 물건 싸게 드릴게요'라고 하면 더 싼 물건 나오면 옮겨가요. 
결국 부가가치는 가치를 공유한 관계에서 나와요.
시장참여자는 그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게 큰일이에요.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구 다음 소프트) 부사장



브랜딩을 해야하는 이유가 뭐였지, 앞으로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될 때면 이 기사([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진정성 사회 가속화... 개인도 기업도 룰 지켜야 생존한다" 송길영) 를 정독한다.


요즘 많은 기업이 ESG 경영(Environment 환경,  Social 사회, Governance 지배구조 개선의 의미를 담은 지속 가능한 경영 방식)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히 싸고, 편리하고, 저렴하다는 이유로 구매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신념, 가치관, 도덕성을 따지기 시작한 MZ세대의 소비 문화 때문이다. 


브랜드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편익에 크게 3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고객이 브랜드를 사용해서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편익. 하루 만에 배송이 오는 로켓, 샛별 배송이 여기에 속한다. 두번째는 브랜드를 사용하며 심리적인 만족감을 얻는 정서적 편익. 다른 숙박 서비스에서는 얻기 힘든 로컬 경험을 제공하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편익이다. 마지막이 이 브랜드를 사용하여 타인에게 나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자아표현적 편익이다. 프라이탁 가방을 메면 왠지 쿨하고 트렌디하면서 환경 문제에도 관심 있는 의식 있는 소비자처럼 보이겠지? 하고 기대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다. 요즘의 소비세대 브랜드가 줄 수 있는 이 3가지 이익을 모두 누릴 준비가 되어 있다. 


새로운 기업,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제품은 계속 생겨난다. 2020년 상반기에 우리나라에서만 탄생한 창업기업이 약 81만 개라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창업시장이 위축되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는 기우였다. 이는 2019년 상반기 대비 약 26%나 증가한 수치였다. 이런 무한 경쟁의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가격이나 편리 이상의 브랜드 가치를 공유하는 브랜딩, 브랜드 마케팅이 필요하다.


브랜드 파워를 가진 브랜드들



애플 삼성 샤오미 블랙베리 등 시장에 나와있는 스마트폰의 성능이 크게 다를까? 화질도 비슷 통화 품질도 비슷 인터넷 속도도 비슷할 것이다. 극명하게 다른 건 생김새와 내부 UI와 로고에 불과하다. 그 차이가 존재하기에 우리는 갤럭시만 쓰거나 아이폰을 고집한다.


비슷한 가격대의 옷이라면 품질도 비슷하다. 비슷한 컬러 비슷한 원단 비슷한 스타일의 옷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파타고니아’의 옷을 선택하는 이유는 파타고니아 브랜드가 지닌 가치에 공감하기 때문이고, 내가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옷이라는 재화를 통해 표현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것이 브랜드 파워의 힘이다. 소비자의 선택을 끌어당기는 힘. 시간이 갈수록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사랑받지 못하는 브랜드들은 언제 존재했는지도 모르게 도태될 수 있다.


좋은 브랜드를 표현하고 퍼뜨릴 수 있는 요소와 방법은 다양하다. 예쁜 디자인, 쉬운 사용성, 재미있는 콘텐츠 등등. 중요한 건 이런 요소들을 얼마나 일관성 있게 묶어서 임팩트 있게 보여주느냐다. 브랜드의 사활은 여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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